다시 공항엘 오게 됐다. 늘 그렇듯이 도착지는 도쿄/하네다. 뭐 나리타가 메인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쨌거나 저쨌거나 하네다가 더 가깝다 + 왔다갔다 교통비면 그 나물에 그 밥 이라는 자기합리화로 도착지는 당연하다는듯이 하네다로 바뀌었다.
예전엔 공항에 오면 바다 넘어 멀리 떠나는 기분의 설레임과 괜찮은가 하는 불안함과 설레임과 기대와 정신 없음이 있었다면, 요즘은 동네 세탁소보다 더 자주가는게 공항이라, 항공권을 사는 시스템과 검색에도 익숙해지고 공항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주차장쪽 우회전은 2차선이니까 버스뒤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든지, 공항의 카페가 새로 생겼으니 이번엔 여길 한번가볼까 하면서 좋은 자리-콘센트가 있고 뒤로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자리-도 점찍어둔다. 공항과의 거리감을 줄여주는건 역시 일본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차를 공항주차장에 주차하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한시간에 몇대씩 있던 공항버스가 공항철도를 핑계로 1시간에 1대꼴로 움직이면서 그냥 차를 공항에 주차하기 시작했는데,1일 만원,3박4일 정도의 일정이라면 왕복 택시비와 비슷하게 혹은 공항리무진버스보다 조금 더 돈을 주고 뭔갈 기다리지 않고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공항의 생활화를 이룩한 것이다!
일본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살던 집에는 지금은 후배가 거주하면서 월세를 반땡하기로 했다. 그리로 일본으로 가고 있는 텀이 점점 길어지는 것 같기도하고. 또 의외로 한국에서 계속 현장이 있어서 계속 한국에 있어야 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뭐 어느나라라도 상관은 없다고는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다른 한쪽은 무게가 가벼워지게 되어서 결국 밸런스가 무너지기 마련이니까. 일본의 일들을 한국에서 처리한다는 것도 한계도 있고, 또 늘 맡겨두기도 (안심되지만) 미안해서 어쩐다…싶기도 하고.
여러가지 일하는 방법이나 생활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한해의 시작이다. 새로 이것저것 배워 볼까 싶기도하고 무엇보다 ”일”에 대한 정의가 새로 필요한 정도로 형태가 무너져서 그것부터 만들어가야 겠지만 말이다. 일하는 도구가 무너진 건 물론이고 일하는 방법도 좀 바뀐 것 같고….새해가 되었다고 뒤집어 지듯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계기라도 만들어주니까 새해라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