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커피에 대하여

어딘가 카페에 가서 더블에스프레소 같은 걸 주문하고 싶다

카페에 들어가서 슬쩍 인사를 하고 자리에 척 앉으면 검은색 앞치마를 한 점원이 얄팍한 한두 장 짜리 메뉴를 가지고 오고, 꼭 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한번 펼쳐는 보고 주문을 한다

커피가 나오는 사이에 가방 안에 들어있는 책을 꺼내 놓는다거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거나 하고 있으면 “실례합니다” 하고 목제 테이블 위로 두꺼운 컵 받침에 올려진 하얀 잔에 커피가 담겨 나오는 거다

조용한 카페에 이어폰으로 대충 노래도 듣다가 책도 좀 보고 할 일을 정리하고 나면 커피도 떨어지고 “자아 슬슬 일어나 볼까” 같은 기분으로 쓰레기통 같은 가방에 짐들을 쏟아 붓고 일어나서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황동 손잡이를 밀고 나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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