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을 옮기다
1.5년 정도 사용했던 작업실을 걸어 잠그고, 근처의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이전 작업실과는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 행정구역상의 구는 바뀌었지만 대충 그 동네라는 지점에서는 별다른 변화는 없다.
이사의 원인에는 몇가지가 있지만, 생각보다 “작업실에 들락거리는 사람이 많아져서” 가 그 기본이다. 그 들락거리는 사람들에게는 공간을 제공하고 나는 나대로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넓은 곳으로 이동을 해서 내 공간에 틀어박혀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 작업실을 얻었을 때를 생각하면 이렇게 빨리 다른 곳으로 이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또 기본적으로 작업은 혼자 혹은 콜라보 정도로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길었던만큼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할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그간 내가 해온 짓을 봐서는 새로 작은 작업실을 하나 더 얻더라도 처음 작업실을 유지한는 것이 오히려 성미에 맞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말이다.
아주 질질 끌면서 작업실에 칠을 좀 하고 책상을 좀 움직이고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다시 작업실에 칠을 하고 있자니 결국 이렇게 떠돌아 다니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결국은 더 틀어박혀 있기 위해서 작업실을 옮긴다. 작업실에 더 사람들이 들락거리게 되고 나는 더 틀어박혀 있기 위해서 작업실을 옮긴다.
“새로 창고가 생겼습니다.” 라는 농담을 할만큼 작업실은 옮겨온 짐이 그대로 쌓여있다. 누군가 정리를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있었지만 결국은 내가 쓸거라 내가 치워야한다며 거절을 했다.또 작업실의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잘못을 저지를 수는 없지 라면서 말이다.
결국은 작업실은 아주 엉망진창인 상태로 당분간 유지될거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6월말이나 그즈음 까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