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자작나무숲 캠핑

정선의 하이원 뒤에 있는 하늘길 트레킹 코스. 그 중 무릉도원길의 자작나무숲에서 하룻밤 자고 왔다.
겨울에 캠핑하면서 썰매타러 가는 곳 같은 인상이지만, 태풍이 끝나는 마지막 날 아직 서쪽으로 빠져나가는 태풍이 우리나라 안에 머물고 있었지만 강원도는 괜찮을 거란 예상으로 출발했다.

트레킹 코스의 시작은 안내도와 함께. 현위치를 잘 찾아보면 아주 짧은 2키로 정도만 걷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시작시점이 하이원의 재활용 쓰레기장 옆이라 여기가 맞나 긴가 민가 하고 좀 망설였다.

저수지를 지나 갑자기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하고 태풍이 지나간 뒤라 수로로 바뀐 길들을 자박거리며 한시간 정도 걸어가면 국유지의 도로들을 통과해서 자작나무 숲이 나타난다. 더이상 자작나무 숲이라는 안내가 없다면 거기가 바로 자작나무 숲의 바로 앞이다.

숲에 도착하자마자 맥주가 미지근 해지랴 바로 무알콜 맥주를 땄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발도 젖고 힘들었거든

숲을 지나다 보면 몇개의 데크가 있었지만 자작나무 숲 안에 있는데크는 두 곳. 안쪽 데크가 없는 줄 알고 앞쪽에 설치했다. 이번 캠핑은 몽벨의 모노프레임 쉘터 . 빠르게 설치하고 믹스커피 한 잔! 이 걸 위해서 이까지 올라왔다.

그리고는 밤이 될 때까지 중국의 추리소설을 읽고 서성거리고 사진을 찍었다. 조용한 숲에 아무도 없이 혼자 긴 시간을 보낼 일이 몇 번이나 되겠는가 -물론 한밤에 올라온 어느 청년이 너무 다급하게 “저기요” 라고 불러서 좀 놀랐다 – 이런 태풍이 지나간 바로 다음 날 아무도 산속에 들어가서 자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한 날씨를 노려서 들어왔으니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언젠가 다시 조용한 날을 잡아서 음악이라도 들으러 와야겠다고 생각했다.